근황(2008년 12월 10일) - <과속 스캔들>과 관련 있거나 없는 단상들


 공부는 통 안 되지만 어쨌든 시험기간이기도 하고, 폼 잡고 평을 쓸 만큼 무게 있는 영화도 아니고 해서 그냥 단상들만 기록한다.


 - 지난 한 달 동안 대화장면 연출과 연기 연출의 대가인 P. T. Anderson님의 전작을 본 직후에 다시 봐서인지는 몰라도 대화장면의 연출들이 정말 아쉬웠다. 특히 차태현이나 박보영의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잡을 때는 참... 메가박스 M관이었는데 말이다, 그렇게 잘 생기고 매끈한 얼굴로 스크린을 가득 채워버리면 부담스럽고, 그러면서 밋밋하지 않으냔 말이다. 극장에서 <과속스캔들>을 보기 직전에 샘 페킨파의 서부극  두편, <고원을 달려라>와 <와일드 번치>를 봤는데 이런 데서 사람 얼굴을 클로즈업하면 주름에 때에 피에 땀에, 사람 얼굴로만 스크린을 가득 채워도 전혀 심심하지 않고 볼거리가 가득하다. 그런 걸 보다가 차태현 박보영 얼굴이 메가박스 엠관 스크린을 메우는 걸 보고 있으면 안습이지. 다만 박보영씨는 워낙 예쁘고 매력 있어서 괜찮았지만...

 - 헌데 대사로 하는 대화는 별로여도 다른 방법으로 대화를 하는 장면들이 좋다. 현수와 재인이 대판 싸우고 집을 나간 뒤에 라디오로 대화하는 거 말이다. 재인이 갑자기 방송국에 전화해서 "말씀해보시죠"하는 거나, 그 전화가 끝나고서 현수가 "아버지를 다시 찾진 않더라도 꿈은 꼭 이루세요. '미혼모도 하고 싶은거 많잖아요'"하고 재인이 했던 말을 다시 돌려주는 거. 그리고 무엇보다 재인이 마침내 공개방송현장으로 현수를 찾아왔는데 현수가 기동과 제인 모두에게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취소한거 취소하라고만 한 뒤에 재인이 노래를 부를 때 (여기까지 쓰다가 문득 생각났는데, '제인'이냐 '재인'이냐)합창단이 등장하는 거. 아, 현수가 모처럼 마음먹고 아빠노릇을 하며 재인에게 말을 거는데, 그 말을 말로 하지 않고 자기가 준비한 선물로 하는 것이다. 이런 의사소통 방식, 나름대로 참 영화적이고 좋지 않나? 꼭 영화적이어서가 아니더라도 뭔가 잘못은 했는데 수줍어서 대놓고 사과를 못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말 돌려가며 선물 줘가면서 사과하고 마음을 다시 여는 과정. 아아, 좋지 않냐고. 영화 <순정만화>를 보진 않았지만 <과속스캔들>이 그 영화보다 훨씬, 진짜 순정만화들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복사+붙여넣기 안 하고 다 직접 쳤습니다) 급 호감. 실은 내가 젊은 여배우한테 이렇게까지 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 않다. 보통 내 가슴 설레게 만드는 배우란 천호진, 와킨 피닉스, 필립 시무어 호프만, 제임스 캐그니, 에드워드 로빈슨, 험프리 보가트 같은 아저씨들이고 프란시스 맥도먼드, 캐시 베이츠 등의 아줌마 예외가 몇 있을 따름이다. 젊은 여배우중에 그 얼굴만 봐도 가슴 설레는 사람은 제니퍼 코넬리 딱 하나밖에 없다. 물론 예쁜 사람들 보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고 영화 속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그런 경우에는 그냥 영화속 캐릭터가 좋은 거지 배우를 사랑하게 되는 일은 별로 없거든. 근데 박보영씨가 좀 예외적. 그한테 카메라를 들이댈 수 있을 때까지 영화를 찍자는 꿈을 꾼다. 몇 편이나 만들고 나면 박보영씨랑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그가 이번 영화로 갑자기 스타가 돼버려서 곤란하게 생겼다. 앞으로 4년동안 7편을 더 제작할 계획인데 그 안엔 힘들겠지?

 - 엔딩크레딧에서 주인공들이 밴드를 조성해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직 서사도 끝나지 않은데다 노래를 부르는 것 자체로도 참 신나는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극장에서 불을 먼저 켜버려서 기분이 나빴다. 관객들도 거의 다 앉아서 끝까지 보더만. 난 원래 크레딧을 열심히 보는 편이라 어렵지 않게 찾았지만 같이 보러 간 친구는 그 공연장면만 보다가 크레딧에 올라온 우리 동아리 선배 이름도 놓쳤다.

 - 이번 학기는 정말 이상하다는 데에 친구들이 다 동의하고 있다. 중간고사만 해도 정말 체계적으로 공부하며 준비했는데 11월부터 왠지 모든 것이 뒤섞이고 혼란스럽고 집중이 안되더니 기말은 순식간에 다가와버린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학교 사람들 모두 그런 것이면 다행이건만.

 - 이렇게 기말고사 공부가 통 안 되어 혼란스럽고 우울한 와중에 재미있는 일이 하나 생겼다. 거, 참. 뜬금없는데 아무튼 좋다.

 - <피가 흐르리라There Will Be Blood>를 보고 삘 받아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CD를 샀는데 같이 들어있는 바이올린 소나타에 먼저 반해버렸다. 바이올리니스트 이름이 핀커스 주커만이라는데 소리가 참 날카로워 그야말로 깽깽이다. 근데 참 매력있네.

 - 다들(정말로 다들은 아니고 대학생들) 열공 말고 막공!

by 염맨 | 2008/12/10 22:43 | 근황 | 트랙백 | 핑백(1)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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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않게 등장하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할아버지, 할머니, 뭐 어떤가? 그것을 부정할 이유는 없다!4. 장면은 조금씩 아쉽다. 염맨님 블로그(근황(2008년 12월 10일) - &lt;과속 스캔들&gt;과 관련 있거나 없는 단상들)에서 잘 지적하고 있으나(게다가 내가 뭐 지식이 있는것도 아니고) 자세한 말은 않겠으나 개인적으로는 계속 등장하는 클리셰들이 좀 아쉬 ... more

Commented by TokaNG at 2008/12/11 00:59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복사+붙여넣기 안 하고 다 직접 쳤습니다) <- 에서 빵 터졌습니다. =ㅂ= (전 복사 + 붙여넣기 했지만)
박보영 만세죠!! >ㅁ<d
Commented by 염맨 at 2008/12/11 06:42
만세죠. 만세. 참 안정감 있고. 기대됩니다.
Commented by 귀뚜라미보일러협찬? at 2008/12/11 14:42
재밌는 일 뭐??????????????
Commented by 염맨 at 2008/12/11 15:17
뭔지 말할거면 본문에 더 길게 썼겠지
Commented by 충격 at 2008/12/11 15:48
제니퍼 코넬리도 젊은 여배우라기엔 이제 좀 무리가(......)
Commented by 충격 at 2008/12/11 15:51
- 제인입니다.
- 제가 봤을 땐 관객들도 거의 다 나가더군요...
Commented by 염맨 at 2008/12/12 06:59
허긴, 그도 그렇군요;;; 그럼 제가 좋아하는 젊은 여배우가 두 사람으로 늘어난 것이 아니라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것. 저의 사랑하는 영화인 목록에서 박보영씨의 무게가 더해지는데요.
Commented at 2008/12/26 01:2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염맨 at 2008/12/29 09:18
그거 정말 슬픈 일이다. 어휴...
제니퍼 코넬리가 젊은 여배우인 이유는 본문에도 써놨듯이 그보다 늦게 태어난 사람중에 내 가슴을 설레게 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보영으로 세대교체가 될 것 같다.
Commented at 2008/12/26 23:0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염맨 at 2008/12/29 09:16
이 블로그의 최근 달린 덧글에 자꾸 여배우 중에 가슴이....까지만 미리보기가 돼서 들어올 때마다 흠칫 놀랍니다. 아무튼 틸다 스윈튼은 가슴떨리게 하는 배우로 흔히 지적되진 않지만 전혀 의외는 아니네요. 그럴듯합니다
Commented by marlowe at 2009/01/07 16:35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박보영 < 황우슬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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